시계이야기

[비즈니스 코디법]“품위는 명품서 나오지 않는다

  • 작성자TMwatch
  • 등록일2004.11.29 18:46
  • 조회647
프리미엄 미용제품을 공급하는 훠룩시스템코리아(주) 전익관 회장은 비즈니스맨에게 스타일은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는 언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상류층 비즈니스맨들로부터 스타일의 영감을 얻는다는 그는 격조 높은 클래식 정장을 고집한다. 고급 비즈니스를 하는 CEO의 품위를 돋보이게 하는 코디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전회장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여느 회장실과는 달리 뭔가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오디오에서는 연신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이국적이고 고풍스러운 가구와 각종 소품 및 현대미술 컬렉션 등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회장실을 둘러보는 동안 오랫동안 미국과 비즈니스를 해온 전 회장의 취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천연 실크가 함유된 모발 테라피 제품 등 고급 미용제품을 전국 미용실과 뷰티살롱에 제공하는 전문 미용업체인 만큼 CEO도 그에 걸맞게 품위 있고 감각 있는 이미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91년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래 미국 파트너들과 비즈니스 왕래가 잦습니다. 게다가 저희 회사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어 지금도 미국에 자주 가고, LA에 제 집도 있지요. 미국의 파트너들은 모두 자가용 비행기를 가지고 있을 만큼 미국 상류층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스타일을 많이 벤치마킹하게 되죠. 그것이 제 격식 있는 비즈니스 스타일을 가꾸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한 예로 그는 구두를 닦을 때 왁스칠 대신 반드시 크림을 사용한다. 구두에 광택이 나는 것은 경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구두를 보면 그 사람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지요. 미국의 하이 소사이어티 사람들은 구두를 닦을 때 크림을 사용합니다. 크림으로 닦으면 반짝이진 않지만 오래가고, 색깔이 더 운치가 있어요. 우리나라 신사들은 아직 크림으로 구두를 닦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더군요.”

또 한 가지, 그는 명품을 사더라도 꼭 자기만의 개성, 즉 ‘private level’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버리힐즈를 비롯해 로데오거리 같은 미국의 고급 쇼핑가에는 우리가 모르는 명품들로 가득하다. 미국 상류사회 사람들은 단지 브랜드만 보지 않고 개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전 회장은 특히 “한국에서 만나는 비즈니스파트너들은 대부분 여자들”이라며 “커리어우먼이 지나치게 명품을 쫓는다는 이미지를 줘서는 곤란하다”는 조언을 했다. 명품을 하더라도 자기만의 개성을 살리고, 사치스럽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이라고.

그의 모든 코디는 두발마무리로 끝난다. 전 회장은 아침에 일어나 옷을 입기 전에 먼저 시계를 고른다. 시계의 성격과 시계 줄의 색상에 따라 벨트색이, 그 다음엔 옷과 넥타이가 차례로 결정된다. 그리고 맨 나중에 그 날의 코디에 맞춰 머리를 정리한다. 아무리 옷을 잘 입었더라도 머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그 날의 코디는 실패라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헤어스타일은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포마드 대신 젤을 발라 딱딱한 느낌을 준다. 전 회장은 물론 탈모를 방지하고 건강한 머릿결을 간직하기 위해 평소 꾸준한 모발관리를 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충고한다. 소품 중에는 시계를 좋아한다.

“제가 비즈니스맨이라서 일까요. 저는 정확함을 상징하는 시계 마니아예요. 보석시계보다도 공식적이면서도 명예를 나타낼 수 있는 파텍 필립과 같은 시계를 좋아하지요. 바셀런 콘스탄틴도 무척 좋아하고요.”

그는 넥타이를 살 때는 항상 포켓치프를 서비스로 받으라는 쇼핑 팁도 주었다. 그는 포켓치프로 한층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한다. 격식을 차린 정통 클래식 비즈니스 정장을 선호하고, 부드럽고 강렬한 이미지를 동시에 연출하는 전 회장. 그는 시계, 포켓치프, 안경 등 개성 있는 명품으로 더욱 세련되고 희소가치가 높은 스타일을 보여 준다. 그러나 젊은 시절 그는 너무도 가난한 시인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그의 가슴 한구석엔 보헤미안적 기질이 남아 있다.

“가끔 바에 들러 칵테일에 파이프담배를 피우다 보면 어쩐지 고독했던 젊은 날의 기분이 듭니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시인의 길. 이제와 다시 갈 수는 없지만 그는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인의 욕망을 대신한다. 그에게서 풍기는 품위 있는 비즈니스맨의 모습은 단순히 값비싼 소품이나 코디법 만으로는 연출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 명품 속에서도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창출할 줄 아는 보헤미안적 자유가 전 회장의 스타일을 만들지 않나 싶다.

전세화 기자(erico@ermedia.net)

포켓치프 활용법 / 정장 예복엔 백색이 ‘딱’

1920년대 영국의 황태자가 취미 삼아 화사한 실크 치프를 꽂고 다닌 데서 유래하며, 장식 수건을 일컫는다.

포켓치프에 일정한 룰은 없으나 모닝과 이브닝 턱시도 등 정장 예복 착장 시에는 백색 포켓치프로 품위를 높이는 경우가 많으며, 근대 남성패션 정장 스타일에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상대로 하여금 편안하고 세련되며 개성을 느낄 수 있도록 기술적 연출이 필요하다.

아이비 폴드(ivy fold) 스타일로 꽂을 때는 맨 가운데를 손가락으로 잡아 팬시하게 손수건이 많이 보이지 않도록 유의한다. 티브이 폴드(TV fold)는 포켓 입구와 평행으로 맞추는 클래식한 형식. 스리 피스(Three piece)는 산 모양으로 만드는 포멀한 스타일이며, 끝을 내보이는 트라이앵글(Triangle) 스타일은 화려한 것을 줄기면서 캐주얼에 이용하는 스타일이다.

가슴에 꽂는 포켓치프는 신사복 스타일의 가슴부분에 액센트를 주는 것이므로 재킷 셔츠 타이 장소 시간 모든 것과 조화롭게 연출을 한다면 보다 멋진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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